마이 네이버후드
밴쿠버에 주소지를 둔 지 2년 정도 지났을 무렵, 리치몬드로 이사를 왔다.
이전까지는 페어뷰에 줄곧 살아왔다. 밴쿠버 제일가는 오래된 벚꽃길, 여름이면 무성한 녹색으로 가득 차던 집 앞 길, false creek의 아름다운 풍경을 좇아가던 그랜빌 아일랜드 산책길, 여기저기 존재하던 맛있는 커피집, 'Fairview'라는 이름답게 볼 때마다 감탄이 되던 다운타운 스카이라인뷰가 멋진 곳이었다. 백인 커뮤니티였고, 여러모로 '북미'라고 하면 그려지는 이미지의 동네였다.
지금 사는 곳은 거대한 중국계 이민자 커뮤니티가 형성되어 있는 지역으로, 거의 모든 비즈니스 업체에는 중국어가 병기되어 있을 정도다. 모르는 게 아니었는데도 처음에 왔을 때는 많이 놀랐는데, 이제는 익숙해졌다. 커피집 대신 밀크티가게가 있고, 큰 아시안 그로서리가 여기저기 위치해 있으며, 백인을 마주하면 '어? 맞다 여기 캐나다였지?' 생각이 들 만큼 드물다. 신도시를 벗어난 리치몬드는 꼭 이렇지 않은데, 신도시 쪽은 완벽한 아시안 커뮤니티로 보면 될 것 같다. 새로 개발된 동네답게 치안과 쾌적함, 편의성은 참 좋다.
페어뷰는 도심에 위치한 커뮤니티인데도, 자연 접근성이 너무 좋았어서 (사실 밴쿠버의 많은 커뮤니티들이 그렇다. BC로 다시 오고 싶었던 가장 큰 이유) 리치몬드는 그에 비해 황량한 감이 있진 않을까 했는데, 다행히 fraser River가 집에서 5분 정도 걸으면 위치해 있어 creek에서 느낄 수 있는 자연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었다.
저번주부터는 학기와 학기 사이에 있는 짧고 소중한 2주간의 방학기간이라, 평소보다 다소 여유롭게 지내고 있다. 지난주에는 인생 첫 낚시를 다녀왔고, 이번 주는 근무 스케줄을 제외하고는 주변 정리, 동네 산책하면서 보내고 있다. 학교와 일을 병행하며 일 년 넘게 타이트한 하루하루를 보내다 보니 이렇게 릴랙스 하게 보내는 주간들이 약간 낯설기도 하다.
저녁 7시 무렵, 산책하면서 찍은 fraser river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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